공룡 대멸종 초래 소행성 충돌 뱀에게는 '창조적 파괴'

엄남석 / 2021-09-15 10: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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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서 살아남은 소수 종(種) 경쟁자 사라진 틈새서 종 분화 가속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6천600만년 전 공룡을 비롯해 지구 생물의 75%를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이 현대 뱀에게는 경쟁자를 제거해줘 종(種) 분화를 촉발하는 '창조적 파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4천여 종에 이르는 뱀이 소행성 충돌에서 살아남은 몇몇 종에서 다양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영국 배스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밀너 진화 센터'의 진화생물학자 닉 롱리치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뱀 화석을 분석하고 현대 뱀 간 유전적 차이를 규명해 뱀의 진화 과정과 시점을 밝혀낸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현대 뱀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6천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에서 살아남은 소수 종에 닿는다면서 땅속에서 생활할 수 있고 먹이 없이 상당 기간 버틸 수 있는 점이 소행성 충돌의 파괴적 영향을 피해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공룡이나 백악기의 다른 뱀 등 경쟁자가 사라진 뒤 살아남은 뱀이 환경이 바뀐 새 서식지에서 종을 분화하며 새로운 먹이를 확보하고 다른 대륙으로도 퍼져 나갔다고 밝혔다.

살모사와 코브라처럼 맹독을 가진 뱀, 보아나 비단구렁이와 같은 먹이를 졸라 죽이는 뱀, 나무에 사는 뱀, 바다뱀 등으로 종이 다양해진 것은 공룡이 멸종한 뒤에 이뤄졌다고 했다.

연구팀은 백악기 뱀이 사라지고 10m에 달하는 거대 바다뱀을 비롯해 새로운 종이 등장하면서 척추 형태도 변화한 것으로 화석을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

또 이 시기에 뱀이 아시아에 처음 등장하며 다른 대륙으로도 확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전에는 남반구에서만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캐서린 클라인 박사는 "뱀이 수많은 종을 사라지게 한 대멸종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수백만 년 만에 혁신해 서식지를 새롭게 이용했다는 것은 놀랍다"고 했다.

롱리치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멸종이 지금까지 있던 종을 쓸어버리고 살아남은 종이 생태계의 틈새를 이용해 새로운 생활과 서식지를 시험할 수 있게 해주는 '창조적 파괴'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진화가 극도로 실험적이고 혁신적으로 이뤄지는 시기가 대멸종 직후라는 점에서 창조적 파괴는 진화의 일반적 특성으로 보인다"면서 "생물 다양성의 파괴는 새로운 것이 출현해 새 땅에서 서식하며 궁극적으로 이전보다 더 다양해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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