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르포] "이란이 챔피언"…'운명의 현장' 아자디를 가다

이승민 / 2021-10-12 18: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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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강자 자부심 넘쳐…현지 교민도 경기장 밖에서 응원
직접 관람 기대한 여성 축구 팬들 "무관중 방침에 아쉬움 더욱 커"
▲ 밝은 표정의 이란 축구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대표팀이 요즘 굉장히 잘하고 있고, 컨디션도 좋아 보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이란팀이 분명히 이걸 겁니다"

12일(현지시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앞두고 이란 수도 테헤란은 아침부터 간만에 활기가 돌았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난으로 '웃을 일'이 없는 테헤란 시민들에게 이날 한국과 월드컵 예선전은 '빅 이벤트'다.

더구나 이란은 아시아 지역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고 이번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도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터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외부와 단절된 이란에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국민적 자부심 그 자체다.

테헤란 업무 중심지 미르다마드 빌딩 관리인 레자 마티네(67)씨는 한국의 연합뉴스 기자라고 소개하자 주먹을 불끈 쥐며 "이란, 이란, 티메 가흐레먼(이란 팀이 챔피언)"이라고 외쳤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서방 동영상 플랫폼 접속이 차단된 이란에서 대표팀 경기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텔레비전 시청이다.

이날 경기는 국영방송 IRIB 채널 3번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테헤란에서 오토바이 배달업을 하는 메흐디 자레이(25)씨도 "오늘은 일찍 일을 접고 집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보려고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 한국전 앞두고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 걸린 태극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역 정책 때문에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게 아쉽다면서 "관중 입장이 허용됐으면 꼭 아자디 스타디움에 가서 경기를 봤을 것"이라고 답했다.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인 이란에서 중요한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도심 교통량이 확연히 줄어든다.

특히 아시아에서 한국을 가장 강한 경쟁자로 여기기 때문에 한국과 축구 경기는 가장 인기 있는 '빅 매치'다.

한국이 이란의 '축구 성지' 아자디 스타디움에선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테헤란 축구 팬들도 잘 알고 있어 테헤란 현지에선 한국전을 앞두고 승패보다는 몇 점 차로 이기느냐가 더 큰 관심사다.

이번 경기는 여성 관중 입장 허용에 대한 기대가 컸다.

2019년 10월 이란 당국은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 팬의 아자디 스타디움 입장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여성 축구 팬 엘나즈 마흐무디(40)는 "SNS상에서 이번에도 여성이 경기장에서 축구를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 소문이 돌아서 기대했다"라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조치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한국 교민도 직접 경기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 2019년 아자디 스타디움의 이란 여성 축구 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교민들은 테헤란에서 한국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면 주이란 한국대사관이 준비한 버스를 타고 단체로 경기를 관람했었다.

교민 양성민(35)씨는 "팬데믹 시국에 멀리 이란까지 오는 대표팀을 직접 볼 수 없어서 아쉽다"며 "교민과 고국의 국민이 경기장 밖에서 응원하는 만큼 멋진 경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이란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교민이 모이는 단체 응원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내 한국 교민은 180명 정도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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