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세계' 구축하는 걸그룹…팬덤 몰입 높인다

이태수 / 2021-10-13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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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에스파, 3연속 히트 배경은…MZ세대 '정조준' 공략
▲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에스파 신곡 '새비지' 뮤직비디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신만의 '세계' 구축하는 걸그룹…팬덤 몰입 높인다

신인 에스파, 3연속 히트 배경은…MZ세대 '정조준' 공략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걸그룹이 가사와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자기만의 세계관을 확립하며 K팝 팬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신예 에스파는 지난 5일 발표한 신곡 '새비지'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 1위에 올려놨다.

에스파는 이 곡으로 톱 100 외에 일간 차트에서도 전작 '넥스트 레벨'에 이어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올해 걸그룹이 멜론 일간 차트 1위를 차지한 사례는 에스파 외에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뿐이다.

'새비지' 뮤직비디오는 발매 1주일 만인 12일 유튜브 조회 수 7천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노래는 앞서 발표한 '블랙맘바'·'넥스트 레벨'에서 구축한 촘촘한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한다.

에스파는 자신들의 아바타와 소통하며 성장하지만, 악한 존재 '블랙맘바'가 나타나 이들의 연결을 방해하고, 에스파는 블랙맘바를 좇아 광야로 떠난다는 이야기다. 에스파는 조력자 '나비스'의 도움을 받아 블랙맘바와 결국 대결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같은 이야기는 특정 스태프 한두명이 아니라 전사(全社)적으로 머리를 맞댄 끝에 탄생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큰 그림'을 제시하면, SM엔터테인먼트 내부 A&R(Artists & Repertoire), 비주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마케팅 등의 각 담당이 함께 매달려 수 차례 회의를 거듭해 콘셉트를 정하고, 외부 전문 작가가 살을 붙인다는 것이다

K팝 그룹들이 단발적으로, 혹은 많아야 2∼3개 음반에 걸쳐 특정한 콘셉트를 유지하는 것과는 달리 스토리텔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도 에스파의 특징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에스파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음반 발매 전 세계관과 스토리를 숙지하는 시간도 갖는다. 멤버들이 가장 잘 알고 이해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온라인 세계를 조명하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다. 21년 전 이들의 '대선배'라 할 수 있는 가수 보아가 데뷔곡 '아이디 피스비'(ID; Peace B)에서 "난 내 세상있죠 피스비 이즈 마이 네트워크 아이디"라고 노래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에스파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멤버들의 아바타를 통해 최근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가상세계)와 접목했다는 데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대중문화계 '부캐'(부캐릭터·제2의 자아를 가리키는 말) 열풍에서 보듯 젊은 세대는 가상 세계를 더는 이질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산업계에서 마침 인터넷 다음 시대의 화두로 메타버스가 주목받는데 에스파는 이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첫 그룹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에스파 외에도 K팝 걸그룹 사이에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걸그룹 드림캐쳐는 2017년 데뷔 이래 '악몽'을 소재로 한 독특한 세계관을 펼쳐 '콘셉트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상처를 주는 말 때문에 어둡게 변한 세상을 가리키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선보이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MZ세대(1980∼2000년대생)는 자기만의 개성적인 경험을 찾고 싶어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에스파 등이 제공하는 세계관은 '힙하게'(멋있게) 받아들여지고, 팬덤이 공고하게 자기들만의 것으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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