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먹방] 너른 평상과 맛깔난 음식…경북 영주 무섬식당

성연재 / 2021-08-06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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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식탁이 있는, 무섬마을의 유일한 식당
▲ 무섬식당의 주메뉴인 청국장. 주인이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들었다. [사진/성연재 기자]

▲ 무섬식당. 왼쪽이 관광안내소 건물이다. [사진/성연재 기자]

▲ 야외 테이블에 차려진 청국장 정식 [사진/성연재 기자]

▲ 인기 있는 대청마루 자리 [사진/성연재 기자]

▲ 정갈한 나물 반찬 [사진/성연재 기자]

▲ 맛깔스러운 황태구이 [사진/성연재 기자]

[酒먹방] 너른 평상과 맛깔난 음식…경북 영주 무섬식당

야외 식탁이 있는, 무섬마을의 유일한 식당

(영주=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서늘한 고목 그늘 밑에서 매미 소리를 들으며 식사라니…

경북 영주 무섬마을의 무섬식당은 손님의 90%가 야외 식탁에서 밥을 먹는다.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에는 이렇게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호사처럼 여겨진다. 맛도 훌륭하다.

오랜만에 찾은 무섬마을은 때마침 며칠간 내린 비로 외나무다리가 잠겨 있었다. 조금 지켜보니 원래 깊지 않은 내성천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있어 오후쯤 되면 다리의 모습이 드러날 것 같았다.

오후까지 기다리려면 식사가 문제였다. 다시 영주 시내로 다녀오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무섬마을에 식당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름은 무섬식당.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해봤다.

주메뉴는 청국장이라고 한다. 이 마을에서 태어난 김한건 씨가 사장이다.

6년 전 무섬마을 관광안내소 뒤편 한옥에 식당을 열었다.

원래 농사가 주업인 그는 직접 생산한 콩으로 메주를 띄우고 청국장을 만들어 식사를 내놓기 시작했다.

김씨의 한옥은 멸실돼 밭으로 쓰이던 것을, 13년 전에 복원한 것이다.

당시 서울에서 내려온 대학교 연구진에 자문을 얻어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고 했다. 이 집이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에는 매력덩어리다.

특이하게도 왼편에 마루가 있었는데, 손님들마다 이 마루에 놓인 식탁에서 식사하려 한다고 한다.

때마침 그 자리는 손님이 있어 필자는 바깥에 마련된 야외 나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마루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큰 느티나무 그늘에 있는 테이블도 만족스러웠다.

미리 전화를 해뒀기에 곧 식사가 나왔다. 이날 메뉴는 청국장 정식.

주인 김씨는 외나무다리 건너편 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콩을 이용한다.

밥도 직접 농사지은 쌀로 한다. 무섬마을에는 농지가 없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외나무다리 건너편에 밭을 두고 다리를 건너가 농사를 짓는다. 다른 재료들도 다 직접 재배한 것들이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얇게 채 썰어 볶은 감자와 참나물, 고사리 등 정갈한 반찬이다.

다음은 빨갛게 양념한 황태구이로, 달짝지근한 맛이 그만이다. 황태구이나 파전은 온기가 있어서 바로 구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생선은 고등어가 나왔는데 구이가 아니라 찜이었다.

밥을 먹다 보니 나무 그늘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하기 그지없다.

바깥에는 테이블이 모두 15개나 됐다. 식당 내부는 2개뿐이다.

김씨는 "예전에도 날씨가 좋으면 야외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식당 고객 90%가 야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 꼭 맞는 식당이 아닐까 싶다.

잠시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을 위해 자리를 뜬 순간 고양이가 테이블 의자로 올라갔다. 소리를 질렀더니 바로 달아난다. 이 식당에서 유일하게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8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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