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빚은 궁극의 맛, 문화로 풀어내다

임형두 / 2021-07-21 0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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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학자 정혜경 교수의 '발효 음식 인문학'


기다림이 빚은 궁극의 맛, 문화로 풀어내다

영양학자 정혜경 교수의 '발효 음식 인문학'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코로나19 상황에서 인류는 전 지구적으로 건강의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런 만큼 면역계 활성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도 강해졌다.

발효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근래 들어 급격히 늘어났다. 면역의 힘을 키우는 핵심 음식이자, 인류의 역사적 검증을 거친 음식이어서다.

영양학자인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신간 '발효 음식 인문학'을 통해 발효에 대한 국내외의 다양한 인문학적 담론을 다룬다. 우리의 발효 음식인 장류와 김치, 술과 식초 등의 문화적 가치를 재해석하고, 음식의 최정점에 발효 한식이 자리하고 있음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발효 담론은 다양하게 전개된다. '천지인(天地人)의 조화', '날 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인간이 발효를 만든 게 아니라 발효가 인간을 만들었다', '여기서는 별미, 저기서는 혐오 식품', '우리 모두는 발효 식품의 자손들', '흙은 발효라는 차가운 불이다' 등이 그것이다.

굴비처럼 잘 엮어진 '발효 한식 밥상'은 곰삭은 연금술적 변화의 산물로 차려진 최고 밥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먹고 있는 음식 중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력적인 신의 선물이 바로 발효 음식이라는 것. 인류의 역사와 문화 속에 발효 음식이 어떻게 투영되고 발전해왔으며, 이를 계승하려는 각국의 노력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들려주고자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출간된 발효 한식 관련서는 김치와 장류, 술과 식초 등 종류별 다양한 기술서와 레시피 소개 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발효는 식품학적 현상일 뿐 아니라 문화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에 정 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융합 문화가 곧 발효 음식이라고 역설한다.

"한식은 곧 발효 음식이다. 발효 음식을 빼고 한식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랜 세월 동안 한식을 연구해왔지만, 이제야 한식의 정수에 도달한 느낌이다."

책의 제1부 '발효의 문화적 이해'는 발효와 발효 음식, 음양오행의 음식, 발효의 맛, 기다림의 음식을 다뤘다. 제2부 '발효 음식의 나라, 한국'은 한국 전통 발효 음식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서와 미래를 담았고, 3부 '발효 음식의 장인들'은 장, 김치, 장아찌, 젓갈, 식해, 전통 식초, 술 분야의 장인들을 만나 기록한 현장 보고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음식 인문학 장르를 개척해온 정 교수는 1996년 '서울의 음식문화'를 시작으로 '한국음식 오디세이', '천년 한식 견문록', '조선 왕실의 밥상', 밥의 인문학', '채소의 인문학', '고기의 인문학', '선비의 멋 규방의 맛' 등을 꾸준히 집필해왔다.

헬스레터. 425쪽. 3만5천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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