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 잃은 기괴함의 향연…영화 '고스트랜드'

김정진 / 2022-06-23 10: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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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고스트랜드' [영화사 오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고스트랜드' [영화사 오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고스트랜드' [영화사 오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고스트랜드' [영화사 오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개연성 잃은 기괴함의 향연…영화 '고스트랜드'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갇혀 있는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 일본식 가면을 쓴 사람들, 마네킹 조각을 온몸에 덕지덕지 붙인 이들까지.

스산한 분위기와 기괴한 연출의 영화 '고스트랜드'는 '자살 클럽', '두더지', '지옥이 뭐가 나빠' 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뽐내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일본 감독 소노 시온의 색채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영화는 '히어로'(니컬러스 케이지 분)가 친구와 함께 은행에 침입해 강도질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죄수의 신분이 된 히어로는 절대권력자 총독(닉 카사베츠)의 부름으로 감옥에서 나오게 된다.

총독의 명령은 미지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고스트랜드'로 가서 실종된 손녀 버니스(소피아 부텔라)를 닷새 안에 찾아오라는 것. 시간 내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옷에 장착된 폭발 장치가 터질 것이라 경고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고스트랜드에 도착한 히어로는 움직이는 마네킹, 흰 비닐 옷을 뒤집어쓴 이들, 거대한 시계를 멈추려 힘쓰는 사람들 등 좀처럼 알 수 없는 기괴한 광경을 마주한다.

히어로는 마네킹 조각들로 얼굴을 가린 채 숨겨져 있던 버니스를 찾아내 탈출하려 하지만, 부족 사람들은 위험하다며 만류한다. 또 392㎞ 떨어진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곳이 폐허가 된 이유를 설명한다.

그럼에도 히어로와 버니스는 총독의 마을로 돌아가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히어로는 총독이 여성들을 성노예로 부리는 '진정한 약탈자'라는 진실을 깨닫고 절대 악인 총독과 맞서 싸우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소노 시온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고스트랜드'는 니컬러스 케이지, 소피아 부텔라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조연급 인물들은 대부분 일본어를 사용하는 일본인이다. 전통 일본 가옥, 기모노 등도 지속해서 등장해 그 속에서 다른 외모와 다른 언어로 대화하는 주연들의 모습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이나 설정은 현실과 동떨어진 먼 미래의 느낌이다. 그 생경함이 지나쳐서일까. 영화는 시종일관 난해하게 다가온다.

원전 폭발 사고, 방사능, 3시로 향하는 시곗바늘을 멈춰야 한다는 대사 등이 지속해서 언급되지만 불친절한 전개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연상케 하는 것 이상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실패한 듯 보인다.

윗옷이 풀어 헤쳐진 채 감옥에 갇혀있는 여성들, 생기 없는 얼굴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를 내는 사람들, 사무라이의 칼에 베여 나가는 머리와 뿜어져 나오는 피 등 소노 시온의 그로테스크한 연출도 개연성의 결여로 별다른 매력을 주지 못한다.

한편 소노 시온 감독은 지난 4월 여배우들에게 작품 출연을 빌미로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감독은 사과하면서도 관련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고스트랜드'에서 야스지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사카구치 탁도 유튜브를 통해 소노 시온 감독의 성추행 자리에 자신이 함께 있었다고 밝히며 사과했다.

29일 개봉. 102분. 15세 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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