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독재 찬양시 벌금 2억원…스페인 과거사 청산 박차

이의진 / 2021-07-21 11: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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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기억법' 정부 승인…의회 의결 거치면 발효
독재정권 찬양하거나 희생자 모욕 시 처벌…유해수습 국가 책임으로
산체스 총리의 사회당 내각 '프랑코 지우기' 계속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프랑코 유해 이장 당시 프랑코의 그림을 들고 있는 시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랑코독재 찬양시 벌금 2억원…스페인 과거사 청산 박차

'민주주의 기억법' 정부 승인…의회 의결 거치면 발효

독재정권 찬양하거나 희생자 모욕 시 처벌…유해수습 국가 책임으로

산체스 총리의 사회당 내각 '프랑코 지우기'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스페인 정부가 프랑코 독재의 과거사 청산을 위해 국가폭력 희생자 유해 수습, 쿠데타 찬양 발언 금지, 과거 사법판결 재조사 등의 내용을 담은 전방위적 법안을 마련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정부가 '민주주의 기억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기억법은 스페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와 그의 정권을 찬미하거나, 독재 정부에 희생당한 이를 모욕하는 발언을 할 경우 최대 15만유로(약 2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군인이었던 프랑코는 1936년 총선으로 인민전선 정부가 들어서자 쿠데타와 내전을 일으킨 인물로, 1939년까지 3년간 이어진 내전에서 공화파를 제압하고 독재국가를 수립한 뒤 30년 넘게 스페인을 철권통치했다.

프랑코 통치 시기 스페인에서는 국가의 폭력으로 수십만명이 살해됐으며 그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0만명 이상의 유해가 나라 전역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에는 이들의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정부가 책임지는 내용도 담겼다. 이전까지는 희생자의 유해 수습은 유족 개인의 몫이었다.

법안에 따르면 정부가 나서 무연고 묘와 공동묘지를 수색하고 DNA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데 공적 자금을 투입한다.

또, 프랑코 정권에서 자행된 유죄선고를 무효로 하고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하는 특별 검사를 두는 등 내용도 담겼다.

법안은 의회에서 최종 투표를 거친 후 발효될 예정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오늘날 스페인은 과거에 역사적 빚을 지고 있다"며 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우파진영에서는 좌파가 불필요하게 묵은 상처를 헤집는다면서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 법을 폐지하겠다면서 반발했다.

스페인에서는 내전과 독재 정권을 둘러싼 과거사 전쟁이 오랜 화두가 됐다.

프랑코 사후인 1977년 프랑코 정권의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사면법이 제정됐음에도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 이어졌다.

2006년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내전의 참상과 프랑코 독재 당시의 문제들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2019년에도 프랑코의 유해 이장을 두고 좌우 정치세력이 충돌했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중도좌파) 정부는 2019년 우파진영의 강한 반발을 누르고 마드리드 인근 국가묘역인 '전몰자의 계곡'에 묻혀 있던 프랑코의 유해를 파내 가족 묘역으로 이장하는 등 과거사 청산에 박차를 가해왔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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