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도화선' 이한열 열사 관련 기록물 본모습 되찾아

김기훈 / 2021-06-08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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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고교 시절 일기·부검 결과 등 생애 기록 38건 복원·공개
▲ 이한열 열사의 고교시절 일기 'My life'(1982.12.20-1983.02.07)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한열 열사 어머니의 글(1987. 6.9. 5시 5분경)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의 이애주 선생의 살풀이춤(1987) [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6월항쟁 도화선' 이한열 열사 관련 기록물 본모습 되찾아

국가기록원, 고교 시절 일기·부검 결과 등 생애 기록 38건 복원·공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나는 우리 선조들이 당한 수모를 이를 갈며 보았다. 더욱더 힘을 길러 강국이 되어야겠다는 굳은 결의가 나의 가슴을 스쳐 갔다. 역사 속에 만일이란 있을 수 없다." (이한열 열사의 1982년 12월 26일 일기)

이한열 열사가 고교생 시절 남긴 일기와 그의 사망과 관련한 압수·수색 영장, 부검 결과 등 기록물들이 본모습을 되찾게 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이한열 열사의 생애 기록 38건을 복원해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 고교 시절 일기 '눈길'…어머니 '애끓는 심정' 담은 기록도

이한열 열사는 1987년 당시 민주화 시위과정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졌고, 이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이번 복원된 기록은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소장한 이한열 열사의 유품으로, 고교생 시절의 기록과 1987년 6월 당시 항쟁과 관련된 기록들이다.

특히 복원을 거쳐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자료 중에 이한열 열사의 일기 '마이 라이프(My Life)', 고교생특별수련기,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글 등이 눈길을 끈다.

이들 개인 기록물은 기념사업회의 전시를 통해 공개된 적은 있으나,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이한열 열사 개인기록 가운데 17세 고교 시절 겨울방학 기간에 쓴 일기 '마이 라이프'에는 학생으로서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뿐만 아니라 삶과 세상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깊은 생각, 다짐,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이한열 열사는 1982년 12월 31일의 일기에서 "17세의 이 나이에 나는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올해는 무엇보다도 정신적 바람이 컸던 해라고 본다. 나의 생각 나의 사상은 점점 어떤 확고한 가치관을 통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감상을 적었다.

또 신문에 실린 새마을 수련회 참가기와 당시 부모님께 쓴 편지에는 수련을 통한 깨달음과 국민과 국가에 대한 이한열 열사의 성숙한 인식이 담겨 있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에는 이한열 열사 어머니의 애끓는 심정을 알 수 있는 기록도 있다.

'1987년 6월 9일 5시 5분경'으로 시작하는 어머니의 글에서는 이한열 열사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순간부터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맞이하기까지 겪었던 사건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최루탄 피격이 사인' 밝힌 부검 기록 공개…영결식 현장 음성 등도 복원

6월 항쟁과 관련한 기록에는 사망 이후의 '압수·수색 검증영장'과 '부검 결과 이물질 규명 중간보고' 기록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중간보고는 이한열 열사의 당시 주치의가 부검 과정을 수기로 남긴 1페이지 기록으로, 이한열 열사의 머릿속에서 발견된 이물질의 분석을 통해 직접적 사인이 '최루탄 피격'임을 밝히고 있다.

이밖에 6월 항쟁의 현장이 담겨있는 사진도 대거 복원됐다. 명동성당 시위 현장, 이한열 열사 영결식 때 이애주 선생의 살풀이 춤, 영결식에 참여한 연세대 백양로 인파 등의 사진이 복원됐다.

당시 '민주국민장 실황'이 녹음된 오디오 테이프(오디오 파일)도 복원됐다.

이 오디오 파일에는 1987년 7월 9일 거행된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의 문익환 목사의 추도사와 이한열 열사 어머니의 오열하는 음성 등이 담겼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들은 지난해 5월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국가기록원에 복원 지원을 요청해 올해 2월 중순부터 약 3개월에 걸쳐 완성됐다.

복원을 요청할 당시 기록들은 산성화와 물 얼룩에 의한 재질 변색, 오염, 찢김 등 물리적 손상이 있었다. 또 기록물 보존을 위한 탈산처리 후 백화현상으로 가독성이 떨어진 상태였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의 훼손 상태를 정밀진단해서 클리닝과 오염제거, 결실부 보강, 중성화 처리를 통해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또 인화 사진의 경우는 이물질·얼룩·스크래치를 제거하고 고해상도 디지털 파일로 복원했으며 아날로그 테이프도 디지털화했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물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http://www.archives.go.kr)에서 원문을 볼 수 있다. 향후 이한열기념사업회(http://www.Ieememorial.or.kr), e-뮤지엄(http://www.emuseum.go.kr)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경주 이한열기념사업회 관장은 "이한열의 기록은 1980년대 사회 운동에 나섰던 학생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행동으로 나서게 되었는지 보여준다"며 "후대의 사람들이 이 기록을 통해 그 시대와 생생하게 만나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곽정 국가기록원 복원관리과장은 "이한열 열사의 생애기록과 6월 항쟁 기록은 80년대 시대상과 민주주의 역사를 대변하는 중요한 현대사 기록이며 필사본이자 유일본으로 그 사료적 가치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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