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 언론통폐합으로 여론 장악…'땡전뉴스' 도배

강종훈 / 2021-11-23 13: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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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개 언론사 18개로 통합하고 '보도지침'으로 통제…언론인 대량 해고
▲ 언론 통폐합 각 신문. 1980.11.15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사진은 2010년 1월 7일 서울 충무로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1980년 언론사 통폐합 및 언론인 강제해직 사건 조사결과 발표에서 이영조 위원장(가운데)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두환 사망] 언론통폐합으로 여론 장악…'땡전뉴스' 도배

64개 언론사 18개로 통합하고 '보도지침'으로 통제…언론인 대량 해고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뚜 뚜 뚜 땡~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전두환 정권 당시 방송 뉴스는 어김없이 이렇게 시작했다. '땡~'하고 시보가 울리자마자 뉴스는 대통령 근황부터 알렸다. 사람들은 이를 '땡전 뉴스'라고 불렀다.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여론을 조작하고 호도하고자 언론 장악에 나섰다.

대표적인 조치가 1980년 11월 언론통폐합으로, 전국 64개 언론사를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통합한 사건을 말한다.

정권이 인위적으로 언론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언론인 1천명 이상이 해직조치를 당하고 언론 자유는 말살됐다. 통폐합 이후 정권은 '보도지침' 등을 통해 보도를 통제했고, '땡전뉴스'로 대표되는 사례처럼 언론이 정권 홍보 수단으로 악용되기에 이르렀다.

1980년 6월 '언론계 자체 정화계획'을 수립한 전두환 정권은 같은 해 11월 '언론창달계획'을 통해 언론사를 강제 개편했다.

정권은 1980년 11월 12일 중앙 언론사주들을 보안사로 소집해 통폐합 조치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다. 불법성과 강압성을 가리기 위해 한국신문협회와 방송협회에는 '건전언론 육성과 창달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게 했다.

언론통폐합으로 동양통신과 합동통신 등 5개 통신사를 신설한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으로 통폐합시켰고, 무역통신은 무역협회 회원지로 변경했다.

방송사의 경우 KBS는 동양방송(TBC)의 TV와 라디오, 동아방송(DBS), 전일방송 등을 흡수하고 MBC 주식 65%를 인수하도록 했다. MBC는 21개 지방사 주식 51%를 소유주로부터 인수하게 했다. CBS는 보도 기능을 없애고 복음방송만 전담하게 했다.

중앙지는 경향신문을 MBC와 분리하고 신아일보를 흡수하게 했으며 한국일보에 서울경제신문을, 코리아헤럴드에 내외경제신문을 자진폐간 형식으로 흡수시켰다.

지방지는 '1도 1사'를 원칙으로 국제신문을 부산일보에 통합시켰다. 또 영남일보를 매일신문으로 흡수시켜 대구매일신문으로, 전남매일과 전남일보를 통합해 광주일보 등으로 재편했다.

언론통폐합은 언론사주 등의 동의에 기초한 자진 통폐합이라는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신군부 계획에 따라 강압적으로 추진됐다는 사실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1980년 벌어진 언론인 해직사건과 언론통폐합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2010년 1월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980년 1월께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군부가 집권하는 방안을 검토한 데 이어 3월께 집권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언론을 조정·통제하는 내용의 계획을 세웠다.

언론인 해직, 정기간행물 폐간, 언론사 통폐합 등을 단행한 신군부의 조치는 법적 근거도 없고 법 절차와 요건에 따라 처리한 것이 아니었다고 진실화해위는 밝혔다.

또 신군부는 당시 정기간행물 172종의 등록을 취소하면서 외설·부조리하고 사회불안을 조성한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근거 자료도 없었다고 진실화해위는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는 공권력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 피해자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 명예를 회복시키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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