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쇠제비갈매기 찾던 포항 해변엔 무수한 바퀴 자국만

손대성 / 2022-06-22 15:05:47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올해 한 마리도 안 찾아…서식지 환경 악화에 보호 노력 부족
▲ 포항 바닷가에 서 있는 쇠제비갈매기 보호 안내판 [촬영 손대성]

▲ 새끼에게 먹이 주는 쇠제비갈매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 먹이 문 쇠제비갈매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바퀴 자국이 어지럽게 나 있는 포항 바닷가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촬영 손대성]

매년 쇠제비갈매기 찾던 포항 해변엔 무수한 바퀴 자국만

올해 한 마리도 안 찾아…서식지 환경 악화에 보호 노력 부족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매년 봄과 여름에 경북 포항을 찾던 쇠제비갈매기가 사라졌다.

22일 찾아간 포항 한 바닷가에는 매년 이맘때면 알을 낳고 키우던 쇠제비갈매기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이 해변은 쇠제비갈매기가 찾아오는 곳으로 생태사진작가나 동물 애호가 사이에선 유명하다.

쇠제비갈매기는 전국 바닷가 자갈밭이나 강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여름새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 동물이다.

일반 갈매기보다 몸집이 작고 꽁지 형태가 제비와 비슷하게 생겨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 번식하고 필리핀, 호주, 인도, 스리랑카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국내에선 부산 낙동강 하구 모래섬, 금강 주변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였으나 환경 변화로 점차 서식지가 변했다.

전북 군산 새만금사업지구에 5천여 마리가 서식해 비교적 많이 살고 포항, 영덕 등 경북 동해안에도 서식한다.

내륙인 안동 낙동강 모래섬에도 수십 마리가 번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포항 바닷가에서는 쇠제비갈매기가 알을 낳은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서식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매년 보이던 쇠제비갈매기가 사라진 이유는 서식지 환경이 악화했고 보호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식지에는 산악오토바이나 트랙터 바퀴 자국이 무수하게 나 있었다.

포항시가 쇠제비갈매기 보호 동참을 호소하며 서식지 주변에 세워놓은 안내판 3개 중 2개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바닷가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퀴퀴한 냄새도 났다.

한마디로 쇠제비갈매기가 둥지를 틀거나 알을 낳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셈이다.

쇠제비갈매기가 법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동물이 아니어서 서식지 출입을 강제로 막을 근거도 없다.

게다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동도 쇠제비갈매기의 외면을 불러일으켰다.

수년 전 일부 사진 동호인은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에 새끼가 둥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모래를 높이 쌓거나 새끼 다리를 묶어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한 작가는 "포항 바닷가에 쇠제비갈매기가 오지 않는 것은 인간에 의한 환경 악화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