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팔경에 비길 절경 '곡운구곡'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상현 / 2021-09-14 15: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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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춘천박물관, 모레부터 11월 14일까지 특별전
▲ 조세걸 '곡운구곡도첩' 제1곡 방화계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곡운구곡 중 제4곡 백운담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화음동 정사지 인문석 항공 촬영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관동팔경에 비길 절경 '곡운구곡'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국립춘천박물관, 모레부터 11월 14일까지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후기 문인 김수증(1624∼1710)은 강원도 화천 골짜기에 농수정사(籠水精舍)를 지었다.

그러고는 중국 성리학자인 주희가 사랑한 풍경인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떠 주변 풍경을 '곡운구곡'(谷雲九曲)이라고 했다.

병자호란 때 척화를 주장한 김상헌의 손자이자 노론계 인사였던 김수증은 위기가 생기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노론 영수인 송시열과 동생인 김수항이 1689년 기사환국으로 목숨을 잃자 벼슬을 그만두고 화천에 은둔했다.

곡운구곡은 영동 지방의 관동팔경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대관령 서쪽에서는 손꼽히는 절경이 됐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김수증이 곡운구곡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살피는 특별전 '곡운구곡, 화천에서 찾은 은자의 이상향'을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고 14일 밝혔다.

조선시대에는 주희처럼 은거지에서 '구곡'(九曲)을 명명하고 경영하는 문화가 퍼졌다. 특히 서인, 후대에는 노론에 속한 선비들이 구곡 문화를 즐겼다.

명세라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과 송시열이 은거한 화양구곡이 유명한데, 남인들은 불경하다고 생각해 구곡을 거의 만들지 않았다"며 "점으로 이어진 관동팔경과 선으로 연결된 곡운구곡은 강원도를 하나의 이상향으로 생각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은자가 되기를 바란 김수증이 곡운구곡에 머물며 참다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과 김수증이 은둔 장소로 화천을 택한 이유 등을 다양한 유물로 보여준다.

조세걸이 그린 '곡운구곡도첩'과 일반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고산구곡도권 판화', '김시습 초상' 등이 공개된다. 미수 허목이 철원 지역을 유람하며 본 풍경과 은거지 모습 등을 소재로 한 8폭 병풍 중 일부도 최초로 관람객과 만난다.

명 연구사는 "이번 전시가 이상향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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