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파워 골프' 따돌린 '지능 골프'…도쿄올림픽 정조준 모리카와

권훈 / 2021-07-19 15: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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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오픈 우승 트로피 클라레저그를 들고 기뻐하는 콜린 모리카와. [EPA=연합뉴스]

▲ 디오픈에서 경기를 펼치는 콜린 모리카와 [AP=연합뉴스]

▲ 디오픈 우승을 기뻐하는 콜린 모리카와 (AFP=연합뉴스)

[올림픽] '파워 골프' 따돌린 '지능 골프'…도쿄올림픽 정조준 모리카와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 골프 대회는 콜린 모리카와(미국)라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 무대였다.

이 대회에 앞서 이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포함해 4차례 우승했고 세계랭킹 4위를 꿰찼지만, 모리카와는 그동안 상당히 저평가된 선수였다.

키 175㎝, 몸무게 77㎏의 작은 체격에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순위가 114위(평균 294.9야드)에 불과한 그는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장타자들이 득세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주인공이 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최근 PGA투어는 3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날린 뒤 두 번째 샷을 웨지로 처리하는 선수들이 주목을 받는 추세다.

브라이슨 디샘보,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욘 람(스페인) 등이 대회 때마다 우승 경쟁을 벌이며 미디어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모리카와는 이런 현대 골프의 추세와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그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지금 비거리가 딱 좋다"고 말한다. 비거리를 늘리려고 과도하고 몸을 키우고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모리카와는 대신 샷의 정확도에 더 중점을 둔다.

그는 이번 시즌 티샷 정확도 11위(69.76%), 그리고 그린 적중률 2위(71.85%)다.

모리카와는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가장 적은 타수를 쓰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린 공략에 소모하는 타수 역시 PGA투어 1위다.

모리카와의 가장 큰 강점은 아이언 샷에서 비롯된다. PGA투어 선수들은 아이언을 가장 잘 다루는 선수로 모리카와를 망설이지 않고 꼽는다.

125∼150야드 거리에서 홀에 가장 가깝게 떨구는 선수가 모리카와다. 150∼175야드 거리와 175∼200야드 거리에서는 2위다.

그러나 모리카와의 진짜 무기는 뛰어난 지능이다. 그는 공립학교지만 학업 성적이 뛰어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 라카냐다 고교를 졸업하고 명문 UC 버클리를 다녔다.

머리가 좋은 모리카와는 확률 높은 골프를 구사한다. 정교한 아이언샷은 뛰어난 코스 매니지먼트와 결합할 때 최상의 결과를 낸다.

이번 디오픈에 앞서 모리카와는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했다. 생전 처음 겪어본 링크스 코스에서 그는 혼이 났다. 공동 71위에 그쳐 프로 무대에서 최악의 순위를 남겼다.

스코티시 오픈을 마치고 디오픈이 열리는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클럽으로 건너온 모리카와는 캐디와 함께 코스 공략법 연구에 나섰다.

사흘 만에 "숙제를 마쳤다"고 할 만큼 코스 파악을 완벽하게 마친 모리카와를 캐디 J.J. 재코빅은 "마치 100번은 와본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모리카와는 장비도 디오픈에 맞춰 준비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링크스 코스는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그린이 느린 편이다. 늘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그린 스피드를 크게 높이지 않는다.

모리카와는 평소 쓰던 퍼터 길이와 헤드 무게를 바꿨다. 느린 그린에서 맞춰 퍼터를 쥐는 방법까지 바꾸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아이언까지 페어웨이와 그린이 단단한 링크스 코스에 적합한 종류로 교체했다.

모리카와는 "경쟁 선수들은 두렵지 않았다. 다만 코스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링크스 코스는 너무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파악하기가 어려웠지만, 구석구석 빠진 것 없이 파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PGA챔피언십도 처음 출전해 우승한 모리카와가 경험이 더 중요한 디오픈에 처음 출전해서 우승까지 거머쥔 것은 이런 치밀한 연구와 준비 덕분이다.

모리카와는 메이저대회에 불과 8번 출전했을 뿐이지만 벌써 2승을 거뒀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메이저대회 2승 고지에 오른 것은 메이저대회 18번째 출전 때였다.

지난 2월 24번째 생일을 지낸 모리카와는 데뷔한 지 불과 3년 차지만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그는 2019년 5월 대학 졸업과 함께 PGA투어에 뛰어들어 6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신고했다.

특급 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와 같은 기간에 치러진 B급 대회 배러쿠다 챔피언십이 첫 우승 무대였지만, 모리카와는 지난해 워크데이 채리티오픈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연장전에서 꺾어 체급을 끌어 올렸다.

이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올해는 WGC 워크데이 챔피언십까지 우승한 모리카와는 이번 디오픈까지 특급 대회에서만 3승을 거뒀다.

모두 까다롭고 정교하면서도 지능적인 플레이가 요긴한 코스에서 열린 대회라는 점이 눈에 띈다.

세계랭킹도 3위로 끌어 올린 모리카와는 이제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 근교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확한 샷을 토대로 지능적인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하는 선수가 유리한 곳으로 알려졌다.

'파워 골프' 전성시대를 거슬러 '지능 골프'로 맞서는 모리카와의 도전이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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