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에서 벗어나기…국립현대미술관 생태미술전

강종훈 / 2021-11-24 15: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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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관서 '대지의 시간' 25일 개막
▲ '대지의 시간'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대지의 시간'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기…국립현대미술관 생태미술전

과천관서 '대지의 시간' 25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를 뜻하는 생태(生態)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다.

지구상의 모든 것이 온전하게 존재해야 인간이 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생태학의 기본 개념을 새삼 느끼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25일 개막하는 기획전 '대지의 시간'은 생태학적 세계관을 미술 작품으로 성찰하는 전시다.

인간 중심적 사고와 관점에서 벗어나 공생, 연결, 균형과 조화 등을 고민하고 탐구한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 자연과의 교감,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균형의 회복 등을 다뤘다.

16명의 작가가 사진, 조각, 설치, 영상, 건축, 디자인 등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 35점을 출품했다. 김주리, 나현, 백정기, 서동주, 장민승, 정규동, 정소영 등 국내 작가들의 신작과 올라퍼 엘리아슨, 장 뤽 밀렌, 주세페 페노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히로시 스기모토 등 해외 작가들의 생태 관련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는 자연에 대한 인간 중심적 시각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시작한다. 정소영은 폐기될 예정이었던 유리진열장과 해양광물 조각 등으로 자연이 타자화된 현실을 이야기한다. 히로시 스기모토는 자연사박물관에서 박제된 동물을 촬영한 작품으로 인간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본 역사를 되짚는다.

주세페 페노네의 조각은 대리석 표면에서 새로운 싹이 트는 듯한 형상을 통해 순환과 연결의 의미를 강조한다. 평생 새와 교감하며 생활한 장 뤽 밀렌은 인간이 아닌 새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상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백정기는 자연에서 추출한 색소로 인화한 자연풍경 사진으로 인간이 소비하던 아름다운 자연 이미지와 다른 실제 자연의 모습을 돌아본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이스라엘 사해에서 바람에 울리는 종소리가 퍼지는 영상으로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드러낸다.

전시장도 주제에 맞춰 구성했다. 전시가 끝나면 산업폐기물로 남는 가벽을 최소화해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 작품들이 서로 연결된다는 의미도 담았다.

과천관 중앙홀에서는 한국의 생태미술 흐름을 살펴보는 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 달에는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국 생태미술 역사를 정리한 자료집을 출간하고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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