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재개관·해외 거장 전시…활기 도는 한남동 미술가

강종훈 / 2021-10-12 15:47:30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다시 문 연 리움 연일 매진…타데우스 로팍 등 갤러리 모여
▲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8일 오후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7개월동안 휴관 후 재개관한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1.10.8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게로르그 바젤리츠 작품 설명하는 타데우스 로팍 대표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갤러리바톤에서 개인전 여는 작가 리암 길릭

▲ 이건 프란츠 개인전 전경 [파운드리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리움 재개관·해외 거장 전시…활기 도는 한남동 미술가

다시 문 연 리움 연일 매진…타데우스 로팍 등 갤러리 모여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요즘 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동네는 한남동이라 할 만하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터를 잡은 일대에 갤러리가 모여 서울의 새로운 미술가로 자리 잡았고, 문 닫았던 리움이 재개관하고 갤러리들이 굵직한 전시를 잇달아 열면서 최근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 리움 새단장…타데우스 로팍 한국 진출

한남동 미술 열기의 중심부는 리움이다. 국내 최고 사립미술관으로 평가받는 리움은 지난 8일 새로운 모습으로 1년7개월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재개관 기념 기획전과 고미술·현대미술 상설전 등 모든 전시를 개편하고 관람객을 무료로 받고 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조지 시걸,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해외 거장들을 비롯해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 현대미술까지 수준 높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간당 75명, 하루 60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해 2주치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데 연일 매진이다. 입장권을 손에 넣으려면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처럼 예매 경쟁을 거쳐야 한다.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의 서울 지점에서도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

런던, 파리, 잘츠부르크 등에 지점을 둔 타데우스 로팍이 지난 6일 한남동에 서울점을 개관했다. 첫 전시는 게오르그 바젤리츠(83) 개인전 '가르니 호텔'이다.

인물 등이 거꾸로 뒤집힌 구도의 그림으로 유명한 바젤리츠는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독일 작가다.

그는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회화 12점과 드로잉 12점을 선보인다. 대형 회화 연작에는 부인 엘케의 이미지를 담았다. 비정형적 공간 속에 고립돼 매달린 형상을 과감하고 추상적인 터치로 표현했다.

1983년 출범한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안젤름 키퍼, 게오르그 바젤리츠, 앤서니 곰리, 엘리자베스 페이튼 등 세계적인 작가 60여 명과 일하고 있다.

내한한 타데우스 로팍 대표는 "서울은 올 때마다 새롭고 다이내믹한 곳"이라며 "서울점을 통해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 작가를 유럽 무대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다음 달 27일까지 게오르그 바젤리츠 전시를 열고, 12월에는 알렉스 카츠의 회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국내에 진출한 페이스갤러리는 서울지점에서 모빌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7년 3월 이태원에 개관한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지난 6월 리움 인근 르베이지빌딩으로 확장 이전했다.

◇ 리암 길릭·이건 프란츠 개인전 등 전시 '풍성'

국내 갤러리들도 다양한 작가군을 선보이며 한남동으로 관람객을 모으고 있다.

갤러리바톤에서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리암 길릭(57) 개인전 '내가 말하는 그 매듭은 지을 수 없다'가 열리고 있다.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개념인 '관계 미학' 이론 정립에 크게 공헌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회구성원들의 일과 삶을 둘러싼 시스템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작품으로 비평하고 은유한다.

갤러리 벽면에 원형으로 이어지는 글자는 영어로 '자동화 연구소', '자동화 규제 연구소', '규제 자동화 연구소'라는 가상의 기관명을 언어유희처럼 나타낸다. 이 작업과 함께 놓인 네트 없는 탁구대는 작가가 1996년 보르도 현대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작품을 재현한 것이다. 1990년대 오랜 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설치되던 탁구대는 변화한 노동 환경을 상징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리암 길릭은 "회사의 탁구대를 보고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모순에 주목했다"며 "지난 30여년 동안에도 정치, 경제, 기술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번 전시를 위해 작품을 새로 제작하면서 기존 생각을 어떻게 발전적인 형태로 보여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문을 연 파운드리 서울도 한남동에 새바람을 몰고 온 갤러리 중 하나다.

이태원 한복판 '구찌 가옥'이 입점한 건물에 개관한 파운드리 서울은 이건 프란츠(35) 개인전 '낫 이너프 워즈(Not Enough Words)'를 열고 있다.

이건 프란츠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젊은 작가로, 해외 주요 갤러리 전시와 아트페어에 꾸준히 소개되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물질 혹은 현상의 본질과 언어가 맺는 관계를 다양한 매체와 재료, 기법으로 탐구해왔다.

아시아 최초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알루미늄 바게트 팬을 재료로 삼은 조각 등 2010년도 초반 조각, 설치 작업부터 최근 몰두하고 있는 과감한 색채의 추상 회화까지 43점을 소개한다.

이밖에 가나아트 한남은 사운즈 지점과 나인원 지점에서 각각 켈티 페리스, 이수경 개인전을 열고 있다. 갤러리조은에서는 권민호 개인전, 갤러리 BHAK에서는 정상화·윤형근·원수열 3인전이 개막했다. 경리단길 P21에서는 이형구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국내 미술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리움과 주요 갤러리들의 볼만한 전시로 한남동이 들썩거리고 있다"며 "다양한 세대, 취향을 아우르는 아트타운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