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인들 쿠데타 군부에 무참히 희생"…아시아 문학포럼

이은정 / 2021-11-24 16: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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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삶과 상처를 읽다' 주제…아시아 5개국 작가 참여
▲ 24일 열린 '아시아 문학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발제한 미얀마 시인 티낫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 24일 '아시아 문학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발제한 인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미얀마 시인들 쿠데타 군부에 무참히 희생"…아시아 문학포럼

'아시아의 삶과 상처를 읽다' 주제…아시아 5개국 작가 참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켓띠 시인의 주검은 장기가 적출된 상태였고, 세인원 시인은 산 채로 불태워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부 독재자들은 잔혹한 방식으로 시인들을 살해했습니다."

미얀마 시인 티낫코가 군부 세력의 쿠데타와 이를 통해 집권한 군사정권에 탄압받는 자국 시인들의 처참한 현실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2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열린 '2021 아시아문학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제를 했다. 아시아 5개국 작가 12명이 참여한 이날 포럼은 '아시아의 삶과 상처를 읽다'를 주제로 열렸다.

자신도 쫓기는 상황에서 영상을 녹화한 티낫코 시인은 "군부 독재자들은 잔혹한 방식으로 시인들을 살해했다"며 "살해, 체포, 불법 구금과 같은 탄압을 시민들과 시인들이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쿠데타 세력에 목숨을 잃은 께이자원 시인, 취조를 당하다가 사망한 켓띠 시인, 집회 중 총격을 당한 여성 작가 찌린에이 등 희생된 시인과 문인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그는 "2월 쿠데타 이후부터 수많은 시인과 문인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초법적인 체포를 당했다"며 "법에 따른 체포, 조사 기소가 아니었으며 가족과의 면회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고발했다.

그는 이어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희생된 시인들이 생전에 쓴 시를 낭독했다.

께이자원 시인의 '그대들의 신에 나는 경배하지 않으리', 켓띠 시인이 2019년 지은 '뉘른베르크를 들어는 보았는가', 지난 8월 숨진 아웅띤카 시인의 30년 전 시 '총을 낚아채시게', 쿠데타 이후 공포통치 시기에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아웅체인 시인이 지난 8월 쓴 시였다.

그는 "'총을 낚아채시게'는 시인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담은 시로, 작금의 미얀마 정치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아웅체인 선생이 마지막으로 쓴 시는 미얀마 민중 전체의 심정을 대변한다"고 소개했다. 아웅체인의 시는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란 시구로 시작한다.

티낫코 시인은 "미얀마 시인들의 시를 이렇게 알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현재 미얀마 시인과 문인들은 국민과 함께 쿠데타 세력의 학살, 체포, 감금, 고문과 같은 모진 탄압을 겪고 있다"고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 문화예술인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문학포럼은 아시아 문학인이 모여 아시아의 삶과 상처를 함께 살펴보고 문학의 역할과 인류의 희망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1997년 소설 '작은 것들의 신'으로 부커상을 받은 인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도 영상을 통해 '우리는 심판해야 한다'란 주제로 발제했다.

로이 작가는 팬데믹으로 인도 등 곳곳에서 일방적으로 권력이 집행되는 현실을 짚으며 회복을 위한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봉쇄된 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일방적인 권력이 집행돼 우려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국가에선 코로나19가 특히 큰 피해를 남겼고 어떤 국가에선 오히려 해결책 때문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인도는 55일 동안 봉쇄됐고, 13억8천만 명이 4시간 전 통지를 받고 봉쇄됐다. 도시에서는 수백 명이 발이 묶였고 식량, 쉴 곳, 이동 수단과 윤리적인 대우는 없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결국 사람들의 탈출이 시작됐다"며 "사람들은 집으로 아주 긴 거리를 걸어야 했다. 이 길에서 많은 사람이 탈진, 일사병, 굶주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사람들에게 동물처럼 소독약과 화학물질을 뿌렸고 경찰은 사람들에게 매질했다. 반인류적 범죄가 자행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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