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군곡리 단순 패총 아니다…고대국제무역항 위용"

조근영 / 2022-06-22 16:50:28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대규모 주거지 시설 갖춘 국제교역 요충지…현장 공개 설명회
▲ 현장 설명회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거석기념물 전경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성혈'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해남군, "군곡리 단순 패총 아니다…고대국제무역항 위용"

대규모 주거지 시설 갖춘 국제교역 요충지…현장 공개 설명회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해남군 송지면 군곡리 일원이 고대 국제 무역항으로서 번성했음을 알려주는 발굴조사 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남군은 22일 군곡리 패총(사적 제449호) 발굴 현장에서 공개 설명회를 열었다.

2021년부터 7, 8차 조사를 하는 목포대학교 박물관은 발굴을 통해 제의와 관련된 대형 수혈주거지(땅을 파고 그 내부에 나무 기둥을 세워 천정을 덮은 움집 구조의 건물지)와 거석기념물, 생활유구인 청동기∼삼국시대에 이르는 대규모 주거지군(群)을 비롯해 삼국시대 무덤도 처음 확인했다.

박물관은 코로나19 등으로 일반 개방이 미뤄져 오다 이번 현장 설명회를 통해 전면적으로 발굴 결과를 공개했다.

군곡리 패총은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철기시대(마한시기)를 대표하는 마을 유적지로 손꼽힌다.

1986년부터 실시한 발굴 결과 청동기시대부터 마한·백제 시대에 걸쳐 형성된 유적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사적 제449호(2003년 7월 2일)로 지정됐다.

특히 구릉 정상부를 에워싸는 패각층의 규모는 현재까지 국내에 알려진 다른 패총 유적들과 비교할 때 최대급에 속한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중국 신나라(8∼23년) 동전(貨泉) 뿐만 아니라 중국·한반도·일본열도와의 교류를 보여주는 외래 유물들이 다수 출토돼 해남 백포만 일대가 고대 국제무역항이었음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2020년 7차 발굴구역인 패총 중앙 정상부에는 제의시설인 거석기념물과 대형 수혈 건물지가 소재하고 있다.

반경 10m 이내에는 다른 생활유구가 들어서지 않은 것으로 보아 마을에서 중요한 공간으로 유지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거석기념물인 바위 표면에는 '성혈(돌의 표면에 파여 있는 구멍)'이 적게는 5개, 많게는 30여 개 이상 확인된다.

성혈 크기는 3∼5cm 정도이며, 깊이는 2∼3cm이다.

한편, 거석기념물 남쪽으로는 한변이 8.5m에 달하는 대형의 수혈 건물지와 그 내부에서 많은 양의 유물이 출토됐다.

말머리뼈(치아)와 함께 개배(뚜껑이 덮여 있는 접시)와 같은 제사용 그릇이 있어 일반 거주건물이 아닌, 제사 의례와 관련된 중요 건물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8차 발굴은 마을의 중앙부 및 남쪽 사면의 유구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5세기 대형수혈주거지를 비롯해 3∼4세기(마한시기) 주거지군, 삼국시대 석곽묘, 철기시대(마한시기) 환호, 청동기시대 후기 주거지 등 총 82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8차 조사구역은 장소가 협소함에도 30∼40여 채의 주거지가 하나의 군집을 이룬 채 들어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장기간 새로운 집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대형의 제의시설, 거석 기념물 등은 바다 항해와의 관련성을 연결한다면 국제적인 교역이 이루어지는 대규모 마을이었음을 가늠할 수 있다고 박물관은 추정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군곡리 패총 발굴 결과 단순히 조개무덤의 의미를 넘어서 광의적 개념의 마한취락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확보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적의 위상에 걸맞게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학술조사와 복원 정비하고, 지속적으로 해남 마한역사문화의 전모를 추적해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