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나는 거장의 작품들…다시 보는 공공미술

강종훈 / 2022-01-13 17: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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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거리로 나온 미술관'


길에서 만나는 거장의 작품들…다시 보는 공공미술

신간 '거리로 나온 미술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국내 미술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이라지만 여전히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편히 드나들 여유가 없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미술관에 가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바쁜 삶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작품이 거리에 많다. 알고 보면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도 수두룩하다.

신간 '거리로 나온 미술관'은 '거리 미술관'인 공공미술을 친절하게 소개하는 안내서다.

국민일보 문화전문기자이자 미술평론가인 손영옥 씨가 2020년 '궁금한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펴냈다.

저자는 "공공미술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평범한 일상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며 관심을 가지고 볼 만한 작품들을 짚어준다.

단순히 작품과 작가 소개에 그치지 않고 제작 배경, 미학적 가치, 시대사적 맥락 등을 두루 설명한다. 조형물과 더불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건축물도 다룬다.

서울의 중심이자 많은 직장인이 오가는 광화문 거리만 봐도 세계적인 미술관급 전시가 펼쳐진다.

프레스센터 앞에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의 '관계항-만남의 탑'이 있다. 서로 등을 맞댄 네 개의 금속판 사이사이에 커다란 돌덩이를 끼워 넣은 작품이다. 국내 생존작가 가운데 작품 가격이 가장 비싼 작가의 대형 추상 조각이지만, 그곳에 그런 작품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청계천 시작 지점인 청계광장의 소라 모양 조형물 '스프링'도 여러 이야기를 품고 있다. 스웨덴 출신 미국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으로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2006년 설치될 당시 선정 과정과 모양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신문로 흥국생명 본사 앞에는 오늘도 높이 22m의 거대한 '해머링 맨'이 느린 속도로 망치질하며 이 시대의 노동자들을 위로한다. 미국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작품으로, 세계 11개 '해머링 맨' 중 가장 크다.

대형 빌딩이나 광장에만 공공미술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규모 이상 건물을 지을 때 의무적으로 미술작품을 설치하도록 한 제도에 따라 거리에 수많은 조형물이 생겨났다.

정부종합청사 뒤편의 한 건물 측면에는 지구와 함께 하늘로 솟아오르는 샐러리맨 형상을 한 조각이 있다. 요절한 조각가 구본주의 2003년작 '일상으로부터'이다.

건축주들이 숙제하듯 설치한 공공미술품은 거리의 흉물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공공미술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생애 주기 도입 등 공공미술의 미래를 위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마음먹고 찾은 미술관에서는 한 작품 한 작품을 공들여 눈에 넣게 되지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거리 미술품에는 오히려 소홀하기 쉽다. 책을 읽고 나면 거리에서 만나는 미술품이 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자음과모음. 300쪽. 1만6천800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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