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동물·건물…줄리언 오피가 펼친 세상 풍경

강종훈 / 2021-10-12 17: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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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개인전 개막
▲ 줄리안 오피 개인전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줄리안 오피 개인전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람·동물·건물…줄리언 오피가 펼친 세상 풍경

국제갤러리 개인전 개막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걸어가는 사람들의 옆모습을 한 가지 색 굵은 선으로 간결하게 그렸다. 눈, 코, 입도 없는 단순한 그림이지만 단숨에 이 작가 작품임을 눈치챌 수 있다.

영국 출신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줄리언 오피(63)로, 사람과 동물 등 단순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단순한 현대적인 이미지로 그려 공감을 자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빌딩 외벽 전면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품 '걷는 사람들' 등으로 국내에도 친숙하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지난 7일 개막한 개인전 '줄리언 오피'는 작가가 재해석한 세상 풍경을 특유의 조형 언어로 시각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실내에는 크게 세 공간에 나뉜 사람과 동물, 건물 작업이 전시를 채운다.

K2 전시장 2층에는 사슴, 수탉, 소, 강아지, 고양이, 당나귀, 따오기 등 동물들로 이뤄진 풍경이 나온다. 옆으로 걷는 사람과 같이 간결한 색과 선으로 동물의 측면 이미지를 보여준다. 마치 브랜드 로고처럼 느껴질 정도로 형태는 압축적이고 색은 강렬하다.

1층에서는 작가가 포착한 도시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길을 가는 낯선 이들의 모습을 LED 영상과 라이트박스, 알루미늄 조각 등으로 표현했다.

K3 전시장에는 현대적인 옷차림의 도시 행인들과 뾰족한 첨탑이 있는 전통적 양식의 건물들이 공존하는 일종의 가상 도시가 펼쳐진다. 작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런던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바라본 구시가지 건물들을 입체적인 금속 조각으로 재해석했다.

갤러리 벽면을 따라가며 보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공간 곳곳에 설치된 평면과 입체 작품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조각은 테두리만으로 이뤄져 시야를 가리지 않고 뒤쪽 공간을 볼 수 있다.

작품들의 형상은 단순하지만, 그 속에서 평면과 입체,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자연과 인공 등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평범하던 일상 풍경을 뒤흔든다.

줄리언 오피는 이번 전시를 직접 소개한 가상현실(VR) 영상에서 "관람객들이 낯선 곳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될 수 있도록 공간과 작품이 하나의 풍경처럼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같은 대상을 표현한 작품이어도 소재나 색 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라며 "이런 요소들의 차이가 정확히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하고 가장 좋은 감상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11월 28일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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