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착취 정권 '얼굴' 돼"…사우디 관광 홍보한 메시에 역풍

이의진 / 2022-05-13 17: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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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가족들 "사우디 가지 말아라" 호소에도 현지 방문
英 신문 "스포츠워싱 전형" 비판…'라이벌' 호날두는 사우디 제안 거절
▲ 사우디의 공주이자 관광부 차관인 무함마드 알 사우드와 함께 있는 리오넬 메시 [무함마드 알 사우드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 홍해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리오넬 메시 [리오넬 메시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 리오넬 메시 [로이터=연합뉴스]

"인권착취 정권 '얼굴' 돼"…사우디 관광 홍보한 메시에 역풍

수감자 가족들 "사우디 가지 말아라" 호소에도 현지 방문

英 신문 "스포츠워싱 전형" 비판…'라이벌' 호날두는 사우디 제안 거절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 홍보에 동원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4·파리 생제르맹)의 행보가 '스포츠워싱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사우디 당국의 홍보용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메시가 인권을 탄압해온 정권의 '얼굴'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일 아흐메드 알카티브 사우디 관광부 장관은 트위터에 메시가 홍해 연안 도시 제다의 킹 압둘라지즈 공항으로 입국한 사진을 올리며 "그의 사우디 방문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이후 메시 역시 인스타그램에 홍해 위 요트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사우디 관광 당국의 자회사인 '비짓사우디'를 뜻하는 해시태그(#VisitSaudi)를 달았다.

해당 게시물에는 비짓사우디의 협찬을 받았다는 글귀도 함께 표시돼 있다.

11일에는 사우디의 공주이자 관광부 차관인 무함마드 알 사우드도 트위터에 메시와 한자리에 있는 사진을 올리며 "메시와 그 친구들과 함께 역사적 도시인 제다 주변에서 훌륭한 시간을 보냈다"고 썼다.

가디언은 메시가 이번 제다 방문을 통해 언론인 살해부터 성 소수자·여권 운동가 탄압 등 갖자기 인권 착취 혐의를 받는 사우디와 연루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가 메시를 앞세워 자국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주목도를 흐리게 하려는 스포츠워싱을 시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스포츠워싱은 개인이나 기업, 국가 등이 좋지 않은 여론이나 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스포츠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2월 사우디 당국의 탄압으로 수감된 여러 인사의 가족들은 인권단체를 통해 메시에게 사우디 홍보에 일조하지 말아달라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었다.

이들은 서한에서 "사우디 정권은 평판을 개선하기 위해 당신을 이용하려 한다"며 "당신이 비짓사우디의 제안을 수락한다면 사우디가 오늘날 저지르는 모든 인권 탄압에도 결과적으로 수긍하는 셈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당신이 이를 거절한다면 인권이 중요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세계는 타인을 괴롭히는 이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메시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돈을 많이 번 운동선수라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미 손자까지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재산을 모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관광 홍보에 동참해달라는 사우디의 제안을 받아들인 사유로 '물질적 욕심' 외 어떤 이유가 있겠냐며 메시를 비판했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 기업 스포티코에 따르면 메시는 작년 한 해에만 1억2천200만 달러(약 1억5천억원)를 벌었다.

한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메시와 함께 축구 스타로 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지난 1월 사우디 측에게 이런 관광 홍보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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