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포화에 결국 백기 든 카카오…'상생안' 통할까

장우리 / 2021-09-14 17: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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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독점 지위 여전…"수익화 모델 개선이 먼저"
▲ 카카오 [카카오 제공]

▲ 네이버·카카오 플랫폼 규제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집중포화에 결국 백기 든 카카오…'상생안' 통할까

플랫폼 독점 지위 여전…"수익화 모델 개선이 먼저"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전방위 규제 압박을 받은 카카오[035720]가 14일 상생안을 내놓으며 한발 물러섰다.

카카오는 이날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위해 5년간 3천억원의 상생 기금을 조성하고 일부 사업을 철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칼끝이 겨눠진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만 대책을 마련했을 뿐 논란을 일으킨 근본적인 수익화 모델과 관련해서는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 '규제 칼날' 앞 궁지 몰린 카카오…상생안 내놓게 된 이유는

'국민 메신저'로 시작해 친숙한 이미지로 일상에 자리 잡은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요금 인상안이 기폭제가 돼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마트호출 요금 인상은 백지화됐지만, 플랫폼 지배력을 남용해 '갑질'을 한다는 비난은 피해 가지 못했다.

카카오는 그간 택시 외에도 대리운전·미용실·꽃 배달 등 골목상권으로 불리는 업종까지 손을 뻗으며 끊임없이 소상공인과 마찰을 빚어왔다.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시장을 장악한 뒤 수수료를 올리는 플랫폼 기업의 수익화 방식이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정부 기관에서도 앞다퉈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달 7일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고, 카카오페이는 운전자보험 등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온라인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을 제정해 법 위반을 예방하겠다며 빅테크 감시 강화 방향을 예고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사실상의 카카오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며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카카오가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고, 김 의장의 아들과 딸을 비롯해 모든 가족을 임직원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한 데는 이러한 정부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책 발표 이후 카카오의 주가가 며칠째 주저앉는 등 소비자 여론까지 악화하자 일종의 '극약처방'으로 일부 사업 철수와 상생기금 마련 방안을 내놓았다.

◇ 독점적 지위 여전한데…"수익구조 바꾸지 않으면 실효성 없어"

김 의장은 이날 상생안을 내놓으면서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과점 논란의 핵심인 수수료 관련 개선안은 빠졌다는 점에서 잡음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의 상생안은 이미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만 땜질식으로 내놓은 처방에 불과하다"며 "수면 위로 떠 오르지 않은 다른 분야는 계속 지금의 수익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상생 기금 역시 단순히 3천억원이라는 숫자를 제시하기보다는 이 기금으로 중소 사업자와 어떻게 공생할지를 명확히 발표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수수료의 파격적인 인상으로 비판에 직면한 만큼 수익모델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비슷한 논란은 언제까지고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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