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킹덤3' 촬영지 제주 벵뒤굴의 신비를 탐험하다

백나용 / 기사승인 : 2021-05-04 18: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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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021 세계유산축전 앞두고 비공개 구간 공개
▲ 1만년전 요암이 흐른 자리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021 세계유산축전 150일을 앞둔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벵뒤굴에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센터 주최로 언론 현장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벵뒤굴 미공개 구간. 2021.5.4 dragon.me@yna.co.kr

▲ 무너진 벵뒤굴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021 세계유산축전 150일을 앞둔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벵뒤굴에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센터 주최로 언론 현장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벵뒤굴 중 일부가 무너져 생긴 구간의 모습. 2021.5.4 dragon.me@yna.co.kr

▲ '사람 얼굴인가?'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021 세계유산축전 150일을 앞둔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벵뒤굴에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센터 주최로 언론 현장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벵뒤굴 미공개 구간에 남아있는 용암이 흘렀던 길로, 사람 얼굴처럼 보인다. 2021.5.4 dragon.me@yna.co.kr

▲ 자연의 신비를 찾아서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021 세계유산축전 150일을 앞둔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벵뒤굴에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센터 주최로 언론 현장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벵뒤굴 미공개 구간. 2021.5.4 dragon.me@yna.co.kr

▲ 자연의 신비를 찾아서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021 세계유산축전 150일을 앞둔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벵뒤굴에서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센터 주최로 언론 현장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벵뒤굴 천장에 있는 종유석. 2021.5.4 dragon.me@yna.co.kr

[르포] '킹덤3' 촬영지 제주 벵뒤굴의 신비를 탐험하다

제주도, 2021 세계유산축전 앞두고 비공개 구간 공개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배우 송중기가 출연한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와 올해 하반기 방영 예정인 배우 전지현 주연의 드라마 '킹덤3' 촬영지입니다."

1만 년 역사를 간직한 벵뒤굴 소개로 꽤 적당하다는 생각이 기자의 뇌리를 스쳤다.

제주지역 언론사 취재진은 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핵심 굴 중 하나인 벵뒤굴을 찾았다.

2021 세계유산축전 개최 150일을 앞두고 축제 홍보를 위해 마련한 사전 현장 브리핑 자리다.

벵뒤굴 입구는 각종 나무와 이끼가 잔뜩 낀 바위들이 가득 찬 곶자왈 속에 있었다. 낮임에도 어슴푸레한 느낌의 곶자왈 속은 마치 1만 전으로 돌아간 착각에 빠지게 했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드라마 촬영 장소로 인기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벵뒤굴은 지표 위에 용암이 흘러가며 생성된 굴이라 지상에서도 관찰할 수는 있는 곳이 있었다. 동굴의 윗부분과 양쪽 벽이 무너진 일부 구간은 마치 돌다리를 놓은 듯한 용암교가 형성돼 있었다.

벵뒤굴 용암교를 지나 10분가량 숲길을 걸으니, 굳게 닫혀있는 초록색 철문이 눈에 띄었다. 벵뒤굴 비공개 구간의 시작인 제3 입구였다.

철문을 열쇠로 열고, 조심스레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 취재진 입에서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동굴 천장이 금가루나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반짝반짝 빛났다. 습한 동굴에 서식하는 곰팡이들이란다.

입구에서 1∼2분 정도 걷자 바닥에 1만 년 전 용암이 흘렀던 자국이 마치 물길처럼 굳어있었다. 밧줄을 꼰 듯한 무늬는 1천100도 이상 새빨갛게 끓어올랐던 뜨거운 용암의 자취를 가늠케 했다.

벵뒤굴 비공개 구간의 하이라이트인 사람 얼굴 모양을 한 용암길은 그야말로 자연이 빚은 작품이었다.

바닥과 벽면은 뾰족뾰족하게 용암이 굳은 모습 그대로였다.

갑자기 기 학예연구사가 취재진을 향해 "안전모에 달린 헤드랜턴을 잠깐 꺼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시간이 흐르면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 앞이 보일만도 했지만, 빛이 없는 동굴 속은 시간이 흘러도 깜깜하기만 했다.

다시 헤드랜턴을 켜고, 동굴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자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통로가 나타났다.

"앗!", "아이고∼", '탁, 탁, 탁'.

기어가다시피 통과할 수밖에 없는 좁은 통로 탓에 취재진 입에서 각종 비명이 난무했다.

안전모를 쓰지 않았으면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에 몇 번이고 머리가 찍혔을 생각을 하니 순간 등이 오싹해지기도 했다.

동굴 안은 서늘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습도가 높은 탓에 오히려 땀이 났다.

여기에 미끈미끈한 바닥과 낮은 천장 탓에 허리와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다 보니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입김에 높은 습도까지 마스크가 축축하다 못해 젖어버릴 정도였다.

목적지인 제1 입구에 가까워지자 박쥐가 취재진에 놀라 어디론가 날아갔다.

입구에서 빗물이 들어온 탓에 땅은 진흙으로 질펀해져 한 곳에 서 있으면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이날 찾은 벵뒤굴 비공개 구간은 벵뒤굴 총 4.5㎞ 중 1㎞ 정도다. 취재진은 모두 동굴 탐험대가 된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졌다.

기 학예연구사는 "벵뒤굴의 '벵뒤'는 '넓게 펼쳐진 평평한 땅'을 뜻하는 제주어로, 벵뒤굴은 넓은 평지에 용암이 흘러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초기 용암의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벵뒤굴은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초기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취재진은 이어 벵뒤굴에서 차를 타고 20분간 달려 김녕굴에 도착했다.

김녕굴에 도착해 폐쇄 전 사용됐던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큰 뱀과 같이 굽이진 동굴의 길이 열렸다.

김녕굴은 1990년대 초 안전 문제로 폐쇄됐다.

김녕굴 벽면은 석회물질이 계속해서 타고 내리면서 벵뒤굴과는 다르게 매끈했다.

김녕굴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용암폭포가 나타났다. 용암이 지형물과 만나며 폭포처럼 흘러내린 흔적이다.

특히 이날 김녕굴 막장도 탐방할 수 있었다. 김녕굴 막장은 김녕굴을 개방했을 시절에도 관람객에게 열리지 않았던 곳이다.

용암폭포를 타고 올라간 김념굴 막장은 벵뒤굴과 비슷하게 뾰족뾰족한 천장에 미생물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또 포획암을 관찰할 수 있었다. 포획암은 용암이 솟구칠 때 지하의 돌까지 함께 떠올려 굳은 것으로, 포획암을 통해 수십㎞ 지하의 지층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기 학예연구사는 "김녕굴은 전체 길이가 700m로 짧지만, 일반적인 동굴의 형태를 잘 보여 준다"며 "현재도 동굴 내부에 석회물질이 계속 흐르고 있어, 앞으로 석회동굴에서 발견되는 종유석과 석순 등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오는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한라산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 일원에서 펼쳐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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